[유아 추천 도서] 꽃을 선물할게 / 강경수

 

꽃을 선물할게

강경수 글. 그림

창비 펴냄

 

 

'꽃을 선물할게'는 유아 도서이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곰과 무당벌레, 거미를 통해 자연의 법칙을 이야기하며, 그 자연의 법칙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깊이 있는 책입니다.

이른 아침, 거미줄에 걸려 거미의 밥이 될 운명에 처한 무당벌레. 그런 무당벌레 옆으로 곰 한 마리가 무심히 지나갑니다. 애처롭고 다급하게 곰을 부른 무당벌레는 살려달라며 곰을 설득합니다. 과연 곰은 먹이사슬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무당벌레를 살려줄까요?

 

'꽃을 선물할게'의 압권은 그림입니다. 표지부터 시작해서 내용과 어우러지는 삽화까지, 어른과 아이 모두 집중해서 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그림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작가 소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작가 소개

강경수

독특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만듭니다. 만화를 좋아해서 10년간 만화를 그리다가 지금은 어린이책이 매력에 빠져 그림책과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시리즈, '똥방패',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코드네임' 시리즈, '배고픈 거미', '나의 아버지', '나의 엄마', '춤을 출 거에요', '커다란 방귀' 등이 있으며,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201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논픽션 부문 라가치 상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2. 책 내용

어느 날 아침, 곰이 숲을 산책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곰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거미줄에 걸린 작은 무당벌레였죠. 무당벌레는 다급하고 애처롭게 거미가 돌아오기 전에 거미줄에서 구해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곰은 생각 끝에 그냥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거미가 굶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말이죠. 

몇 시간 후, 곰은 그 자리를 다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무당벌레는 자신을 구하러 온 줄 알고 반가워합니다. 하지만 곰은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여전히 살려줄 의사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곰에게 무당벌레는 슬픈 목소리로 말합니다. 애벌레로 땅속에서 칠 년 동안 지내고 나왔는데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곰은 알고 있습니다. 땅속에서 칠 년을 사는 것은 매미라는 것을 말이죠! 곰은 다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곰은 같은 곳을 하루에 세 번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무당벌레가 다시 곰에게 구해줄 수 있는지 묻지만 곰은 안 되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거미는 좋은 동물이야. 왜냐하면 난 모기를 아주 싫어해! 그런데 거미는 한여름에 모기를 처리해 준다고. 그러니까 너를 놓아줄 수 없어."라고 말입니다.

무당벌레가 반론합니다. "저는 꽃을 못살게 구는 진딧물을 잡아먹어요. 그러니까 저도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동물이에요. 곰님이 꽃을 좋아하신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저를 거미줄에서 구해 줄 의무가 있는 거죠."

그렇게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꽃이 만발한 꽃밭 한 가운데 곰과 곰 여자 친구가 사이좋게 서 있습니다.

 

3. 느낀 점

동물의 세계에서 자연의 법칙이란 당연히 흘러가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예외라는 것이 거의 없죠. 특히나 약자가 강자에게 먹히는 먹이사슬에 있어서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거미줄에 걸려 꼼짝 못 하게 된 무당벌레는 거미의 먹이가 되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법칙이죠. 하지만 살고 싶은 무당벌레는 어떻게 해서든 거미줄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곰에게 거짓으로 애원해서라도 말이죠. 

 

"어설픈 아첨은 그만 안녕.

난 그저 자연의 일부이자 방관자. 

무리한 부탁은 그만 안녕.

성냥불 하나가 온 산을 다 태우는 법.

거짓말하는 너는 그만 안녕.

자연은 위대해. 모든 걸 다 꿰뚫고 있지.

누군가는 거미에게 먹히는 것도 자연의 법칙.

올여름 통통하게 살찐 거미가 

사악한 모기들을 막아 주기를." 

 

본인이 싫어하는 모기를 처리해 주는 거미는 착한 동물이라 말하는 곰에게 무당벌레는 최후의 발언을 합니다. 진딧물을 잡아먹어 꽃을 구하는 본인도 착한 동물이라고요. 꽃을 좋아한다면 본인을 한 번쯤은 살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곰은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결국 살려주죠. 

 

믿어 의심치 않던 자연의 법칙에서 어긋난 선택을 한 곰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틀 안에 갇힌 생각을 조금만 틀어보면 아름다운 꽃밭을 선물 받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고, 기존의 틀을 살짝만 벗어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멋진 삶이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아직 5살인 저희 아이는 책 속의 무당벌레 그림만 봅니다.

조금 더 크면 내용을 이해하고 같이 생각을 나눠 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