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고래 잡을까?
임수정 글 / 김미정 그림
노란돼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에 놀랄 때가 많이 있습니다. 틀에 박힌 사고에 익숙해져 주어진 대로 생각하는 엄마와는 다르게 아이는 다른 시각으로, 때로는 엉뚱한 상상으로 깜짝 놀라게 할 때가 많죠.
공룡 장난감 하나만으로 방 안은 백악기 시대의 초원으로 변하고, 고래 인형 하나만으로 침대와 이불은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아이의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아빠, 우리 고래 잡을까?'는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은 재밌는 상상으로 보내는 아이와 그런 아이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대화하는 현명한 아빠의 낚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 작가 소개
임수정
어떻게 하면 서로 기분 좋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마음의 크기가 커질 수 있을까? 어떤 책을 읽을 때 즐거울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지냅니다.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별나라, 달나라도 다녀오고 바닷속 용왕님도 만나고 오지요. 동화구연가로서 어린 친구들과 감정을 나누며 즐가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먼저 나온 책으로는 '김치가 최고야', '아빠를 보내 줘!'가 있습니다.
김미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네 마리, 강아지 한 마리 그리고 장난꾸러기 드러머 한 명과 함께 살고 있고, 스물다섯 마리 길냥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식구들을 돌보는 틈틈이 그림 그리기, 장보기, 요리하기, 청소하기, 탐정 소설 읽기, 거꾸로 글씨 쓰기 같은 일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에 그린 책으로는 '성균관 공부벌레들', '당근 먹는 사자 네오 1, 2', '우리 엄마는 응우웬티기에우짱', '날아라! 포장마차', '콩쥐 팥쥐',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있습니다.
2. 책 내용
아빠와 아들, 둘이 함께 낚시하러 떠납니다. 아빠는 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아들은 그때부터 상상 속으로 빠져들지요. 물고기가 잡힐 때까지의 지루한 시간을 거북이부터 무지개 물고기, 물뱀, 피라냐, 고래까지 잡았다 놓아주기를 반복하는 즐거운 대화로 잘 이겨냅니다.
"아빠, 우리 물뱀부터 잡자."
"물뱀을 아나콘다처럼 크게 키워서 타고 놀 거야."
"아빠, 우리 피라냐 잡을까?"
"피라냐가 집을 지키면 도둑이 무서워서 못 들어올 거 아냐."
"아빠, 우리 무지개 물고기 잡을까?"
"어항에 키우면 집이 반짝반짝 빛날 거야."
"아빠, 새끼 거북이는 작으니까 잘 잡히겠지?"
"새끼 거북이가 크면 토끼랑 거북이랑 누가 빠른지 경주시켜 볼 거야."
"아빠, 예전에 고래만 한 물고기 잡았다고 했지? 우리 그냥 고래를 잡을까?"
"내가 좀 더 크면 고래 등에 타고 바다에서 놀 수 있을까?"
긴 기다림 끝에 아빠는 드디어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오랜 시간 끝에 잡은 물고기에 기쁨의 순간을 즐기던 아이는 잠시 뒤 물고기를 놔주자고 합니다.
"물고기가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은가 봐."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준 아빠는 물고기를 바다로 다시 보내줍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집에 가는 아빠와 아이.
아이는 오늘 물고기를 집에 가져가지는 못했지만, 많은 바다 동물들을 상상하며 아빠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따뜻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3. 엄마의 느낀 점
아이의 재밌고 엉뚱한 상상에 나는 어느 정도로 호응해 주고 있는가?
이 책을 보며 깊이 반성했습니다. 처음 몇 분은 맞장구쳐주며 대화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성의 없는 반응만 하는 저 자신이 부끄럽고 아이한테 미안해지네요. 책 속의 아빠는 정말 멋진 아빠입니다. 아이가 던지는 엉뚱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호응해 주고 상상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모습에 존경심이 듭니다.
특히 "아빠, 진짜 낚시 잘하는 거 맞아?"라는 질문에 "오늘은, 음......, 물고기들이 모두 깊은 바다로 소풍을 갔나? 바닷속은 엄청나게 깊거든."이라고 말하는 아빠의 대답에서 현명함과 따뜻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이 역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착한 친구인데, 새끼 거북이 엄마랑 헤어지기 싫을 수도 있겠다며 잡지 말자고 하는 부분과, 잡은 물고기가 친구랑 헤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며 놓아주는 부분에서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아이의 따뜻함은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잊고 살았던 것들, 상상력과 따뜻한 마음을 아이의 책을 들여다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5살 아들의 느낀 점
피라냐는 무서운데!
고래를 잡아서 집에 가져오면 집이 다 부서질 거야! 고래는 엄청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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