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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책

[유아 추천 도서] 수영장에 간 아빠 / 유진

by saesae0101 202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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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간 아빠

유진 글. 그림

한림출판사

 

아이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와 책임이지만, 그렇게 딱딱하게 표현하기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모성애와 부성애가 같이 발현됩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에게 바깥은 지뢰밭이나 다름없습니다. 옆에 꼭 붙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위험해지려고 하면 바로 막아서지요. 올해 다섯 살이 된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어린이날 선물로 킥보드를 사줬습니다. 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곧잘 달리더라고요. 하지만 몇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이가 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넘어져서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며 아이를 쫓아다니기 바쁩니다. 이런 애타는 마음을 조금은 내려놔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게 엄마 마음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딸을 둔 아빠는 더 쩔쩔매지 않을까요? 무슨 일이든 쫓아다니며 다 챙겨 주고 싶을 것 같습니다. 여기 그런 아빠가 한 명 또 있네요. '수영장에 간 아빠'는 수영 강습을 다니는 딸이 걱정되어 함께 수영장에 가는 아빠의 애잔한 모습을 그린 책입니다. 아빠는 어떤 마음으로 딸과 함께 수영장에 가는지 한 번 읽어볼까요?

 

1. 작가 소개

유진

어른이 되어서야 수영을 배웠습니다. 몸으로 배우는 일에 더딘 편입니다.

그림책도 어른이 되어 만났습니다. 역시 누구보다 천천히 배워 가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똑같이요', '재미있게 먹는 법', '드로잉 탐정단 - 도서관 책 도둑을 잡아라!', '우리 집에 외계인이 있어요', '유기견 영남이' 등이 있습니다. 

 

2, 책 내용

보라가 수영 강습을 시작한 날, 아빠는 보라를 따라 와 계속 잔소리를 했습니다. 첫째,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 운동 잊지 말고, 둘째, 물에 빠지면 당황하지 말고 바닥에 닿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래도 미덥지 않은지 보라를 따라 수영장을 다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수영을 못합니다. 집에서도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연습했지만 그마저도 잘 못했습니다. 엄마 말에 의하면 아빠는 물을 무서워한다고 합니다. 

보라는 아빠에게 유아 풀에서 수영 연습을 하자고 했습니다. 꼬마들이 노는 곳이고, 또 너무 얕아서 아빠는 내키지 않았지만 보라의 설득에 아빠는 유아 풀에서 조금씩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보라도 아빠의 연습을 도왔습니다. 강습이 없는 날이면 보라와 아빠는 유아 풀에서 신나게 놀기도 하고 연습도 하면서 실력을 점점 늘려갔습니다.

보라가 처음으로 킥판 없이 수영을 해야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영 강습을 하는 곳은 유아풀과 달리 발이 닿지 않아서 겁이 났습니다. 보라의 몸은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보라는 힘을 빼고 바닥에 발이 닿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 밖으로 쑤욱 올라왔습니다. 지켜보던 아빠가 걱정했지만 보라는 씩씩하고 멋지게 아빠에게 자랑했습니다. 

보라는 이제 혼자 수영을 다닙니다. 아빠는 가끔 강습이 없는 날 같이 수영하러 올 뿐입니다. 

"아빠도 수영 많이 늘었더라. 이제 물 안 무서워?"

"아빠가 언제 무서워했다고 그래?"

우리는 같이 웃었습니다.

물은 구름처럼 편안했습니다.

 

3. 느낀 점

이 책은 시각적인 구성이 정말 뛰어납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보라에 비해서 엄청나게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보라가 아빠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죠. 계속 작게 그려지다가 보라가 혼자 힘으로 물속에서 올라온 순간 아빠와 보라의 크기가 바뀝니다. 보라가 엄청나게 커지고 아빠는 작아지죠.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본래의 아빠와 딸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아마도 아빠가 생각하는 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 딸은 아빠에게는 너무나도 작고 소중하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처럼 느껴질 겁니다. 마치 슈퍼 히어로처럼 언제나 어디서나 위험으로부터 구해주고 싶겠죠. 하지만 딸은 아빠의 생각보다 훨씬 강합니다. 물에 가라앉아도 혼자 힘으로 물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침착함과 용기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 우직한 산처럼 강하게 느껴지는 아빠도 알고 보면 못하는 것도 많고 겁도 많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도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딸이 걱정돼 수영장까지 쫓아오는 아빠지만 사실은 물을 무척 무서워하죠. 하지만 그 두려움과 맞서 싸울 정도로 딸을 걱정하는 아빠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저 역시 어릴 때는 아빠가 못 하는 것도 없고 항상 저를 지켜주는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당연하게 말이죠. 하지만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넘어지고 다칠 때마다 침착하고 담담하게 달래주지만 속으로는 어찌할 줄 모르며 가슴 졸이는 저를 보며 아빠 역시 그랬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수영장에 간 아빠'는 아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부모님들에게 더 깊이있는 울림을 주는 책이니, 부모님도 한 번씩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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